길이야기/지구와 우주의 변화

예사롭지 않은 세계식량파동

aossaz 2010. 9. 5. 17:07

 

 

 

 

이미지 출처 : http://bbs2.agora.media.daum.net/gaia/do/kin/read?bbsId=K158&articleId=10061

 

파이낸셜뉴스 | 김기석 | 입력 2010.09.05 14:33 

로스앤젤레스= 강일선 특파원】 최근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식량 파동은 결코 예사롭지가 않다. 1세기 만의 경제 위기, 기상 변화 등과 맞물려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곡물 파동은 세계의 곡창지대인 러시아와 호주의 대가뭄과 파키스탄의 대홍수 등 세계적인 기상 변화에서 비롯됐다.러시아는 최근 내년말까지 밀을 비롯한 모든 곡물의 수출을 중단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세계 4위의 곡물생산국인 러시아의 긴급 수출중단 발표는 즉각 전세계적인 곡물 파동을 촉발시켰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9월중 식량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2.8에서 175.9로 급등했다. 런던곡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값은 1t당 231.5파운드로 1년전의 141파운드보다 무려 64%나 치솟았다.

옥수수와 콩, 대두유, 귀리 등 다른 곡물류도 크게 올랐다. 커피와 차, 면화와 오렌지 주스 등 각종 소프트들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설탕도 수급 불안으로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곡물가의 상승은 사료값 인상으로 이어져 각종 육류가격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FAO 통계자료에 따르면 육류 가격은 지난 1990년 이후 2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와 있다. 돼지고기는 사상 최고 수준, 양고기는 3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중이다.쇠고기도 2년만에 가장 높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곡물은 극심한 수급불안으로 30년만에 최고가를 나타냈던 지난 2007∼2008년에 비하면 아직 그다지 심각한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당시 러시아와 이집트는 밀을 비롯한 곡물 수출 중단으로 인근 국가들과 전쟁 직전까지 갈 정도였으며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에서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40여개국에서 폭동이 발생했다.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는 식량파동으로 급기야 정권이 붕괴되기도 했다.

올해 세계적인 작황과 수요/공급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지난 2007∼2008 시즌보다 양호하다. 하지만 이번 식량위기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시장 구조적인 면에서 본다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요 증가가 생산 증가분을 초과함으로써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 한 이유다. 달러나 유로화 가치의 하락 역시 세계적인 인플레를 유발한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식량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근본 원인은 바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기상 변화다. 지구 온난화북극 빙하가 빠른 속도로 녹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홍수와 가뭄,폭설과 한파, 지진과 화산,초강력 태풍과 허리케인 등이 빈발하고 있다.

세계 기상 기구들에 따르면 규모나 횟수로 본다면 과거와 비슷하다. 문제는 발생지역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강수량이 적은 초원지대에 홍수가 나고 곡창지대에 가뭄이 들고 온난 지역에 한파나 폭설이 찾아온다. 인구밀집지대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태풍이나 허리케인 등의 이동경로가 달라지면서 이에 대비하지 못한 지역이 큰 피해를 입는 것이다.

미국 국립해양기상청(NOAA)에 따르면 올해엔 라니냐(바다 수면온도가 낮아지는 현상)가 활성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기상 변화가 더욱 극심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미국 서북부 지역과 동북아, 브라질 남부지역은 올 겨울 추위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동남아 지역은 강우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미 남부지역과 아르헨티나 등은 가뭄이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연대기 역사학자들은 공황적 경제 위기와 식량파동 사이클이 일치하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미국 대공황시절 서부와 남부의 곡창지대가 한발에 처한 것도 그 한 예라는 것이다. 지구 기상학자들은 이산화탄소 방출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우주 물리학자들은 태양계의 변화로 온난화와 소빙하기가 반복돼왔다는 주기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금은 장기적인 온난화 사이클에 들어가고 있으며 우리가 일찌기 경험하지 못한 환경 변화들이 빈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역사와 과학을 통해 볼 때 현재의 식량위기는 수급 불균형이라는 구조적 문제와 지구 환경변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농업분야에 대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비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kis@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