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나의 이야기

책.....<당산할매와 나>...

aossaz 2011. 8. 20. 13:42

어제....

 

아내가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읽어줄 책을 빌려왔는데...

 

그 중 한 권이 눈에 띄었다.

 

책제목은.............'당산할매와 나'였고.... 저자는 윤구병씨였다.

 

물어보니....그 책은 아이들 보다..자기가 읽어보려고 빌렸다고 한다.

 

 

 

문득...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어...

 

일단...  책의 한페이지를 무심코 펼쳤다....

 

마지막 페이지가 펼쳐졌다.

 

 

 

"........내 마음은 더 아래로 흐르고 싶어했다...

 

더는 내려갈 곳 없는 맨 밑바닥에 몸을 눕히고 싶어했다.

 

아래로...아래로...물이 흐르면서 맑아지듯이

 

아래로...아래로...당산 할매 뿌리가 가늘어지면서 드디어 흙과 하나 되듯이....."

 

아 좋다................^^

 

동백꽃 천만리로 내 무너져 눕고....

 

궁굴려 오른 산마루 비로소 허공을 품는 경지.........

 

 

 

한동안 멍하니..........그 느낌을 즐기다..

 

책을 덮었다.

 

그리고는... 그림들을 보았다....2개의 그림이 눈에 띄었다.

 

그림들은.............이담이란 화가 분의 작품들인데...

 

그림만으로도..............책 안보고 그 내용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간명했다.

 

 

 

당산 할매가.......... 밤하늘의 별을 부르고 있는 그림....그리고...

 

 

 

당산 할매가......... 반딧불을 드러내는 그림...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났다.

 

아마도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롭고 두렵기도 한 세계에 대한 첫번째 경험일 듯 싶다.

 

어머니에게 들은 어머니의 어릴 적 이야기다.

 

외가쪽 어른 이었던 듯 싶다. 돌아가시고 나서...무당을 불러 굿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신 그 분이 죽어서...........새가 되었다고 무당이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무언지 모르겠는데) 쌀위에 천을 덮어 놓고 있었는데....

 

무당이 천을 걷어보라 해라 걷어보니.............정말 새 발자국이 있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어린 마음에 무척 무서웠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어린 나이에 죽음과 사후세계....환생 등에 대해 처음 생각했던 듯 하다.

 

어쨌든........이 때 나도 두려움을 느꼈고... 동시에 무당이란 말만 들으면...두려움이 느껴졌다.

 

그래서...........'당'자만 들어가도.....귀신...무서운 것 이 연상되었다.

 

그렇지만 성장하면서........그런 두려움이 사라져 갔다.

 

그런데 어제는...좀 달랐다.

 

당산나무가 내가 무언가 울컥하게 하는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일순간 '당'은 더 이상 무서움이 아니라........고향같고 어머니같이 따스하고 친근한 대상을 바뀌어 버렸다.

 

언뜻 "아낌없이 주는 나무... 고향....자연.....모든 것의 수용과 사랑............자비..

 

어머니와 같은 나무.........지구의 여신..어머니...가이아(Gaia)..

 

우주의 나무(木)과 본(本)......."

 

한동안 그 감동을 소파에 앉아 한껏 느끼다가..

 

유치원에서 돌아온 둘째딸 아이를 데리고....놀이터로 갔다.

 

 

어머니 생각과 함께.................어머니의 모성이..........지구의 모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내 눈 앞에 펼쳐진...모든 대상............그리고 나의 몸도 결국...어머니....근원적으로는 지구 가이아여신으로

 

부터 왔구나..............하는 감사와 감동이 일어어다.

 

그래서 나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

 

세상의 모든 어머니............그리고 그 원형인 가이아를 위로하고.....

 

가이아에게 나의 이런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천부경을 헌사하는 마음으로...............읊었다.

 

천부경을 읊는 내내가......눈가에 눈물이 고이며....가슴이 따스해졌다.

 

더욱 어머니의 원형인 지구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와 사랑이......느껴지며 전해지는 듯 했다.

 

이 마음을 아는지.............가이아는 해를 구름밖으로 내보내고...

 

따스한 빛으로..... 시원한 바람으로 내 주위를 맴돌았다.

 

이렇게 이렇게.....삶의 흐름에 나를 하나씩 떨구다 보면...

 

이 세상 떠날 때...두려움없이..흙과 하나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