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나의 이야기

고대에서 상담심리학 강의를 마치며...

aossaz 2011. 12. 31. 19:12

이번 학기 고대 평생교육원 상담심리학과에서 상담심리학 강의를 했습니다.

일반대학이나 대학원에 비해 심리학적 지식이 떨어지지만...그만큼 가슴이 열려있는 분들입니다.

직업도 다양하고..연령대도..19세부터 50대까지 있으니....다채롭죠. 20명입니다.

92년도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했었는데...

아마 오프라인 강의 중 제 스스로 만족스러웠던 강의는 처음입니다.

여기서 몇가지 기쁨을 경험했습니다.

먼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마지막 시간에 통찰과 수용을 통한 '의식확장'이란 개념이 

교안에 있었는데.........

"의식확장이란..................뭐냐면요?"

"마음이 넓어~지고....예~뻐질 것 같아요.............이것이 사랑이란 걸 나~안...알아요.." 
('해바라기'의 '모두가 사랑이에요'의 가사 일부죠...예전에 해인님께서 리버스 코스인가...
를 마치면서 깨달음의 기쁨을 이 노래에 담아 부른 적이 있었죠...)

그냥 노래를 불러버렸습니다...^^....수업중에 노래한 건 처음이죠...ㅎㅎㅎ

그때.........학생 하나하나이 표정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그냥..........시간이 멈추고 공간이 그 노래 속에 하나가 되어버린......

그리고...너무나 사랑스럽고 평화로운 표정들...

아마..예전 강의들처럼........말로 설명했다면.........이렇게 못 느꼈을겁니다...


다음에는.............제가 강의를 하면서... 그동안 깨달음의 향기...길을 잃은 그대에게..

마음강좌를 통해 알게 되었던 내용들을...함께 전해주었죠...

상담심리학이란............결국 마음에 대한 이야기...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50대 정도되신 학생분께서.... 쉬는 시간에 제게 와서

말을 하더군요.........."교수님.... 저는 잘 이해하겠는데...

학생중에...목사님 사모님도 계시고 기독교신자도

많은데... 그런 이야기를 하시니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본인도 거부감을 느끼는 듯 했습니다...^^)

라고...

그래서 웃으면서........."제 이야기가 맞듯이 그 분들 이야기도 맞습니다...

그것 또한 그분들이 선택한 영혼의 여정이죠. 그러니 그 분들에게 제 이야기는 맞고

당신들 이야기는 틀렸다고 말씀하지 마십시요...

오히려.......정 거부감이 심하다면.....제 이야기가 틀렸고...그 분들 이야기가 맞다고 하십시요..

그것은 그 분들에게 필요한 경험일겁니다...언젠가 다 만나고...다 알게 될겁니다.

다 필요하니까........하나님께서 주신 거죠"

그랬더니........ 이 분께서...

"그 분들에게는 바로 그래야 할 때라는 말씀이시군요.........." 라고 답하는데......

'뽕~' 제가 갑니다.....^^.......ㅎㅎㅎ...

속으로...."어.......내가 강의 제대로 했네...어...그러네...ㅎㅎㅎ"


그리고 마지막 종강날입니다.

대학원실사때문에 하루 휴강한 적이 있어....기말고사를 마치고 보강하려 하니..

예상대로 많이들 지쳐하더군요.
 
그래서 나름 떠올렸던 계획(한 사람씩 돌아가면 '깨달음의 향기' 읽기)대로 했습니다.

거기에 조교역할을 하는 실장님(며칠전 목사안수를 받으셨죠)이 계시는데 오카리나...

연주가 훌륭합니다. 그래서 깨달음의 향기를 읽기전에 연주를 부탁했죠. 

두 곡을 연주해주셨는데...첫곡은 '하늘연못'이란 곡으로 듣고 있으면...

노을지는 늦가을의 하늘위를 새 한마리가..슬픔을 딪고 희망차게 날아가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또 한곡은.........'amazing grace'였습니다.


연주가 마치고...한분씩 마음가는대로 깨달음의 향기를 읽어보시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서로가 서로를 잘아는데...그 사람이 어떤 글을 택해 읽고나면...

서로 "딱 자기 이야기네..."하더군요...^^... 제가 봐도... 그 사람에게 필요해보이는 글들이 나왔죠.

그러다... 한분..............두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50대 중년여성분...에게 이 글이 나왔습니다.


                              될대로 되라..


고통의 끝을 가보지 않은 사람은 고통을 모른다 

몸서리쳐지는 두려움안에서 울어보지 못한 사람은 

두려움이 뭔지를 알지 못한다 


지독히도 외롭다는건.... 

고독에 철저히 묻혀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수 없다 


삶의 한 모퉁이에서 서성거리며 

홀로 버려진 공허함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그게뭔지 모른다 


내가 나를 보듬으며 

쓴웃음 지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 기분을 알지못한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그 무엇인가에
 
끝없이 끝없이 떠밀려가다 

결국 그 파도가 나를 집어삼키면 


아....그래... 

이제 죽든지 살든지 결판이 나겠지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읽으시면서...눈물을 흘리며 우시더군요.......

그간의 큰 외로움이 눈물속에 풀려 나오는 듯 했습니다.

그냥 가서 안아드렸습니다...^^


그 날 수업을 마치고......다들 종강모임을 갔습니다.

'건배' 대신................그날은 건배제의는  

"될대로 되라" 였습니다.

적어도 그날은...

모두 깨달음의 향기에 취해...그간의 설움과 고통을 술한잔에 태우고...

남은 빈 마음속에...서로의 사랑을 느끼는 따스한 겨울밤이었습니다.................^^&


"탈대로 타고...될대로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