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나의 이야기

물이 되어 흐르다가....별님과 친구되어...

aossaz 2012. 1. 10. 20:34

스승님 혜명님....저 잘 올라왔습니다.....^^

오랜만에 두분과 식사를 했네요....

지금 저는 연구실에서 두 분과 두 해전...식사를 할 때 마셨던

"천년의 약속" 병과 "참..참...참" 3개의 잔을 보고 글을 씁니다.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오늘 보름달은 유난히 큽니다. 그래서인지

'달의 길'이 보이는 듯 합니다. 


이번에 제가 학교에서 새 보직을 맡게 되었는데...

제가 맡은 처에 저와 같은 또래의 팀장이 있습니다.

세파에 의해...상처를 많이 입어 강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만

아직도..하늘의 별을 매일 바라보는 순수한 영혼을 갖고 있는 분이죠....^^


오늘도 방금 업무차 제 방에 왔었는데...

뭔가 다른 팀에 비해 자신의 팀에 업무가 많아 다른 팀에도 떠넘기고 싶다는

일종의 푸념섞인(?)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당장은 다른 팀에 업무를 넘기고 싶겠지만... 다른 두 팀장하고도 상의해야 될 일이고

그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은 팀장님이 원하는대로 하는 것이 좋아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방식으로 하게 되면...오히려 서로간의 안좋은 감정이 쌓여 일을 하기 힘들어질 것이니..

당장은 어려워 보여도.........세 팀장이...협의를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서로 조화를 이루어...

물 흘러 가듯이 가면 아마 서로 좋은 해결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약간 무거워 보이더군요..


그 순간...깨달음의 향기를 읽게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잠시 다시 자리에 앉으라 하고...

책을 주며 마음 가는대로..펴서 읽으라 했습니다. 처음 것은 그 분과 안 맞어 보이기에..

다시 펴보라 했더니........   "물이 되어 흐르다가"가 나왔죠....^^

언뜻 보더니........이런 시(정채봉 시인의 시처럼...서정적이며 자연적인 시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를 자신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물이 되어 흐르다가



님이 오라시면 오지요 

님이 가라시면 가지요 


내 흥얼거리는 콧노래는 

바람에 실어 날리우고 


저민가슴 열어젖치며 

울려퍼지는 감사는 

아름다운 눈물의 

기쁨이 되어 번져나가네 



먼지쌓인 기억들을 툭툭틀고 

추억의 책장하나 펼쳐보니

 
환하게 웃고있는 내가 그안에 있네 


과거도 미래도 지금도 

그냥 물이되어 흘러가니 


흐르다 흐르다 조약돌하나 만나면... 


따스하게 내려앉은 햇님과 

친구되어 놀다가 


밤이되면 별님 벗삼아 

옛얘기나 실컷 하렵니다 


님이 오라시면 오지요 

님이 가라시면 가지요


시낭독이 끝나고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가 느꼈던 팀장님의 이야기네요...처음 팀장님과 만났을때..........

제가 어디 사시느냐고 물었죠... 그때 팀장님은...

그곳은 퇴근하면서...매일 밤 별을 볼 수 있는 곳에 살고 있다고 하셨죠.
 
그래서 참 순수한 영혼을 갖으신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비록 현실을 살면서 어릴 적 순수한 모습을 잃어갔다고 하셨지만....

이 시가 보여주듯...그 영혼은 팀장님 안에...별처럼.......그대로 남아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제가 먼저.............이병기.시..이수인 곡의 "별"이라는 노래를 불렀죠.

그랬더니........금새 따라하면서 함께 노래를 했습니다....^^

(처장과 팀장이..........ㅋㅋㅋ)


                   별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달이 별 함께 나아오더라

달은 넘어 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 어느게요
잠자코 홀로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http://blog.daum.net/moonyways/16817280


이렇게 흘러가니......

팀장이 아까 이야기했던 제 말을 편안하게 가슴으로 받아들여주더군요....^^

저도 물론........행복했구요...ㅎㅎㅎ

......."작지만...이게 사랑이구나"......"사랑은 늘 여기에 있는거구나".....

"사랑은 큰 것도.......갖거나 되어야 되는 것도...

...어디 멀리 있는 것도 아니네...ㅎㅎㅎ...........아 이 자리에....바로 여기에..."

를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스승님...

이렇게.......순간 순간....

두번 미워할 사람...한번 미워하고..

한번 사랑할 사람...두 번 사랑하며.........

제 길을 가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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